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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식시장 저평가 요인: 지배구조 문제

경제

by Newsinside 2022. 8. 31.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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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식시장 저평가를 키우는 지배구조 문제 3가지

제도적 측면에서 생각할 수 있는 한국 주식시장 저평가 원인은 지배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 기업 지배구조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 강화)와 ESG(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로 기업의 영속 가능성을 평가)를 거쳐 커졌다.

 

한국 기업들이 갖고 있는 지배구조상 문제는 과연 무엇일까.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대주주에 집중되는 경영권 프리미엄이다. 기업 가치 확대를 소액주주와 대주주가 공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그러지 못했다. 이럴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기업에 투자할 유인은 감소한다. 국내 투자자도 마찬가지다.

 

둘째, 물적분할 리스크와 모자 기업 동시상장 문제다. 물적분할 리스크는 최근 들어 주목도가 높아졌다.

 

셋째, 낮은 주주환원 유인이다. 기업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할 대주주에 있어 주주 환원 유인이 크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과거 한국 기업들은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에 인색한 모습을 보였다. 주주 정책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크지 않았다. 여기에는 한국 주식시장을 장기투자 대상으로 보지 않는 시각도 영향을 미쳤을 듯하다.

 

1. 경영권 프리미엄: 현행 제도는 대주주에 집중

실제로 한국 기업 경영권 프리미엄은 미국이나 독일, 싱가포르 등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더 높은 모습을 보인다. 계산 방식은 인수 발표 한 달 전 주가와 인수 가격 간 차이다. 지분 취득 구간별로 프리미엄을 구분할 수 있다. 한국은 20~50% 지분 이동 구간에서 74.2%로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보였다. 미국과 독일, 싱가 포르는 각각 26.0%, 30.3%, 44.3%였다.

 

주요국 주식시장 경영권 프리미엄 추정
주요국 주식시장 경영권 프리미엄 추정

 

중소기업에서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확인할 수 있다. 중소기업 경영권 프리미엄은 지분 규모가 클수록 높다. 20% 이상 지분을 교환하는 매매 계약의 경우 1개월 전 주가 대비 49.5%로 높은 프리미엄을 지급했다. 지분율 10% 이상 매매 계약의 경우 1개월 전 주가 대비 경영권 프리미엄은 26.7%다.

 

문제는 국내 상장기업 간 합병에서 대주주를 제외한 투자자가 이익을 공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은 지분 전체를 한 번에 합병하는 방식이다. 70% 이상 지분 거래도 잦다. 한국은 미국과 달리 두 단계 과정을 거친다. 인수기업이 피인수기업 대주주 지분을 계약을 통해 경영권 프리미엄 지급을 결정한다. 이사회 결의와 주주총회를 거쳐 합병을 성사한다. 이때 주식교환 비율은 현 법률상 최근 주가에 기초한다. 경영권 프리미엄은 추가로 지불하지 않는다. 인수합병이 발표되면 피인수 기업 주가가 상승할 수 있지만 경영권 프리미엄 전체와 비교했을 때 낮다.

 

중소기업 피인수 사례에서 경영권 프리미엄
중소기업 피인수 사례에서 경영권 프리미엄

 

한국 주식시장 현행 인수 합병 제도를 고려했을 때 외국인 주주들이나 기존 기관 투자자 및 소액 주주들은 프리미엄을 향유하기 어렵다. 투자자들은 대주주에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집중하는 현상에 대해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대주주가 온전히 누려야 하는 권리로 보는 시각도 존재했다.

 

하버드대 및 시카고대 공동 연구 자료에 따르면 소액주주 권리를 잘 보장하지 않는 주식시장일수록 지분 거래 시 대주주에 귀속되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높았다. 주요국 주식시장 경영권 프리미엄 추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분 거래 20~50% 인수 사례에서 한국 경영권 프리미엄이 특히 높았다. 대주주 경영권 프리미엄 집중이 소액주주 권리를 일부 침해할 가능성을 제기하는 요소다.

 

다른 나라 주식시장은 소액주주 권리 보호를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있다. 일본은 1/3 이상 지분 거래 시 기존 주주 모두에 주주제안을 하도록 했다. 유럽도 일본과 비슷한 제도를 운용 중이다. 대주주와 동일한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공개 매수제도를 갖고 있다.

 

한국 주식시장이 소액주주 권리 보호를 현행대로 유지한다면 계속해서 밸류에이션 할인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2. 물적분할 리스크: 기업의 분할 목적 다변화

자본시장연구원 집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1년까지 12년간 기업분할 공시는 물적분할 377개, 인적분할 82개, 기타분할 23개다. 기업분할 중 물적분할은 연평균 31.3개로 78% 였다. 최근 5년으로 좁히면 연평균 40개로 86%다. 물적분할 비중이 급상승한 반면 인적분할은 하락했다.

 

한국 주식시장 기업분할 추이
한국 주식시장 기업분할 추이

 

소유 구조별 물적분할 추이에서는 대기업보다 일반 기업 사례 증가를 확인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대기업이 물적분할을 선호했던 반면 최근 5년간은 일반 기업 물적분할 사례가 늘고 있다. 시장을 구분했을 때 KOSPI 뿐만 아니라 KOSDAQ에 상장한 일반 기업이 가장 많은 물적분할을 시행했다.

 

소유 구조별 물적분할 추이
소유 구조별 물적분할 추이

 

여기에는 지주회사 전환이 마무리된 측면이 있다. 물적분할과 인적분할을 구분하는 큰 특징에는 자사주를 들 수 있다. 과거 인적분할은 자사주를 활용해 지배주주가 신설회사 지분을 쉽게 확보할 수 있었다.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에 활용됐다. 인적분할 기업 자사주 보유 비율이 물적분할 기업보다 높았다. 자사주를 활용한 인적분할이 사회적 비판에 직면하면서 물적분할 증가로 이어졌다. 과거 분할 목적이 지주회사 전환에 있었다면 현재는 다양하다. 투자 유치, 매각, 구조조정을 분할 목적으로 응답한 비율이 상승했다. 한국 기업 물적분할은 사업 목적을 다각화하고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필연적으로 증가했다.

 

물적분할이 사업 구조 변경과 투자 유치, 구조조정을 위한 목적이라면 앞으로도 증가세는 불가피하다. 문제는 한국 주식시장 제도가 물적분할에 따른 기존 주주 권리 보호를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기존 주주들은 투자 회사 사업 구조 분할 및 모자회사 동시 상장에 따라 주가 하락에 직면했다. 매각, 구조조정을 분할 목적으로 응답한 비율이 상승했다. 한국 기업 물적분할은 사업 목적을 다각화하고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필연적으로 증가했다.

 

실제로 물적분할 공시 전후 주가 추이를 보면 기존 주주들에게 우호적으로 볼 수 없을 듯하다. 물적분할 공시 전후 주가 추이는 지속 하락하는 궤적을 보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물적분할 발표 이후 해당 종목에 대한 순매도 기조를 보였다. 이는 2019년 이후 물적분할 사례에서 관찰할 수 있다. 매각, 구조조정을 분할 목적으로 응답한 비율이 상승했다. 한국 기업 물적분할은 사업 목적을 다각화하고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필연적으로 증가했다.

 

LG화학을 제외한 기업(한국조선해양, SK케미칼, SK이노베이션, 에코프로, DL, LS 일렉트릭, 세아베스틸)에 대해 외국인 투자자는 지속 순매도로 일관했다. LG화학 사례에서는 오히려 순매수세를 관찰할 수 있으나 이는 분할 회사(LG에너지솔루션) 상장까지 시차가 길었기 때문이다. 분할 회사 상장 결정 이후 LG화학에 대한 외국인 순매도는 뚜렷했다. 매각, 구조조정을 분할 목적으로 응답한 비율이 상승했다. 한국 기업 물적분할은 사업 목적을 다각화하고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필연적으로 증가했다.

 

물적분할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사업부 분할과 재상장은 분할 사업 밸류에이션 상승을 불러올 수 있다. 실제로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은 분할을 통해 분할 전보다 기업 가치는 두 배 이상 높였다.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모집은 주식시장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물적분할 공시 전후 주가 추이
물적분할 공시 전후 주가 추이

 

관건은 기존 주주 가치 보호다. 기존 주주 보호조치 없는 물적분할 제도 고수는 투자자들에 있어 주식시장 이탈 요소다. 물적분할을 거론하거나 계획에 없는 기업들도 할인 거래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있다. 물적분할 사례가 앞으로도 증가할 가능성 높은 가운데 기존 주주 보호 방안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행 제도는 규정을 통해 제한하지 않고 있으며 신설 회사 지분 취득에 있어서도 뚜렷한 조치를 마련하지 않은 상황이다.

 

물적분할 공시 전후 외국인 순매수
물적분할 공시 전후 외국인 순매수
LG화학 모자 기업 동시 상장 전후 KOSPI 내 시가총액 비중
LG화학 모자 기업 동시 상장 전후 KOSPI 내 시가총액 비중

 

3. 낮은 주주환원 유인: 자사주 매입 비율 격차 확대

한국 기업 지배구조가 갖고 있는 다른 문제는 낮은 주주환원 유인이다. 한국 주식 시장은 미국 대비 낮은 주주환원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주주환원 수익률은 배당수익률과 자사주매입 비율 간 합이다. 주주환원 수익률은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확보할 수 있는 안전 마진 성격이다. 주주환원 수익률이 높을수록 투자자들은 해당 주식시장과 기업들에게 프리미엄을 부여한다. 주주환원 수익률은 주가 하락 시 더 높아지는 특성을 보인다. 주주환원 수익률이 높을수록 더 낮은 변동성에 노출되는 이유다.

 

한국 기업 주주환원 수익률은 상당한 발전을 이뤄냈다. 미국과 주주환원 수익률 측면에서 격차를 축소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보다 배당 격차를 줄여서다.

 

KOSPI 12개월 후행 자사주 매입 비율은 0.3%다. 전체 시가총액에서 자사주를 매입한 비율이 0.3%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S&P500은 2.3%다. 코로나19 국면을 통과하며 하락했던 S&P500 자사주 매입 비율은 재차 상승하고 있다. 줄어드는 듯했던 KOSPI와 격차는 향후에도 상승할 전망이다. 미국과 한국 자사주 매입 비율 격차는 3%p 내외에서 과거 유지됐던 바 있다. 한국에서도 삼성전자, 현대차 등 세계적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으나 전체 시장에서 놓고 보면 크게 레벨업 했다고 보기 어렵다.

 

미국과 한국 자사주 매입 비율
미국과 한국 자사주 매입 비율

 

미국과 한국 배당수익률은 오히려 역전된 상황이다. 한국 12개월 후행 배당수익률은 2.3%다. 반면 S&P500은 1.4%다. 한국 기업 배당 정책이 진일보한 측면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3개년 계획을 통해 주주환원 정책을 공유하고 있다. 2021년 초에도 2021~2023년 주주환원 정책을 확정해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3년간 기존과 같은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 50%를 주주에 환원 하는 정책을 유지했다. 2020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잔여재원을 특별배당으로 지급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국내 상장 기업 중 세계적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을 보유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미국과 한국 배당수익률 역전은 미국 주식시장 주주환원 정책 자체가 자사주 매입 중심인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 자사주 매입과 배당수익률을 합친 주주환원 수익률 격차는 최근 들어 다시 상승하려는 모습이다.

 

이는 이익 집중도가 높은 대기업과 오너에 주주환원 관련 제도적 유인을 뚜렷하게 두지 않은 탓이다. 여기에는 경영 성과에 대한 시각 차도 존재한다. 미국 기업들은 전문 경영인 체제 하에서 ROE 등 주주 대상 이익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반면 한국 기업들은 이익이나 현금흐름 자체에 방점을 두는 경향을 보였다. 한국 기업들은 ROE를 제고할 수 있는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에 미온적이었다.

 

미국과 한국 배당수익률
미국과 한국 배당수익률
미국과 한국 주주환원 수익률
미국과 한국 주주환원 수익률

 

주주환원 정책 차이는 주가 수익률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미온적인 상황에서 주식 공급 압력은 강했다. KOSPI 주식수는 2010년 이후 현재까지 연평균 3.2% 증가했다. 주식 공급은 IPO(기업공개) 증가에 따라 최근 들어 가속화했다. 자사주를 매입해도 실제 소각까지 이어지지 않은 탓이다. 반면 미국 기업 상장 주식수는 연평균 0.4% 감소했다. 자사주 매입은 대체로 소각으로 이어졌다. 주식 공급 부담은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 수익률을 수급 측면에서 차별화한 결정적 요소다.

 

미국과 한국 주식 공급 추이, 한국은 물량 부담에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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