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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냉전체제 등장 이후 수정되고 있는 탄소중립 정책과 각 국가들의 이해관계

경제

by Newsinside 2022. 6. 16.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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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냉전체제의 등장과 긴밀한 공조가 사라지는 국제질서

이념 대립으로 갈등을 겪던 국가들은 1991년 소비에트 연방의 붕괴 이후 경제 성장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위해 서로 간 교류를 활발히 했다. 그러나 미국과 서유럽을 중심으로 한 자유주의 진영 국가들과 중국, 러시아와 중국을 중심으로 한 권위주의 독재 진영 국가들 간의 경쟁은 2008년 조지아와 남오세티야의 전쟁 그리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2014년 크림반도 합병, 2018년 미중 무역 분쟁,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사건들을 겪으며 심화되고 있다. 서로 협력하던 모습은 사라지는 반면, 다시 진영 내 이해관계가 중요해지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예를 들면 기후변화에의 대응은 국가 간, 진영 간 긴밀한 협력을 필요로 하지만, 계속되는 갈등으로 이전에 약속한 협력이 약화돼 공통된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위험에 직면했다.

 

신냉전체제 하 새롭게 재편되고 있는 국제 질서
신냉전체제 하 새롭게 재편되고 있는 국제 질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달라질 수밖에 없는 기후변화 대응

그러나 세계 곳곳에서 지구의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점점 앞당겨지고 있어 아직까지 탄소중립을 범세계적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방법이 많은 면에서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면, 원자력에 대한 자유주의 진영 내에서의 입장 변화, 화석연료 확보를 목적으로 한 안보 강화 등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빠르게 변하는 국제 질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빠르게 변하는 국제 질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상호 간 협력을 기반으로 한 정책 변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에너지 시장은 탄소중립을 위해 재생에너지의 점진적인 확대, 천연가스 사용 증가 등 상호 간 협력 강화를 기반으로 한 정책을 추진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기존 계획은 수정될 전망이다.

 

천연가스를 매개로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유럽
천연가스를 매개로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유럽

 

예를 들어 EU 회원국들은 탈원전과 탈석탄 기조를 강화함과 동시에 천연가스와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를 계획했다. 천연가스는 러시아로부터 수입을 늘려 조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쟁 이후 EU 회원국들이 러시아산 천연가스 사용을 확대하는것은 안보상의 이슈로 부담스러워졌다. EU 회원국들은 Pipeline Natural Gas(PNG)에서 Liquified Natural Gas(LNG)로의 전환, 재생에너지의 급격한 비중 확대 또는 원자력 발전소 증설 계획 등을 러시아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수립하고 있다. 미국도 트럼프 행정부 당시 이슈가 있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화석연료 감축, 재생에너지 확대처럼 EU와 유사한 정책에 더해 소형 모듈 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 SMR)와 같은 신에너지로의 전환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EU 회원국들의 전략변경에 대응하기 위해바이든 정부의 기존 정책과는 반대되는 셰일가스 수출을 늘릴 수밖에 없게 되었다.중동도 LNG시장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투자를 확대할것으로 예상되며, 중국은 자유주의 진영의 견제를 방어하기 위해 우방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

 

EU가 명시적으로 표기한, "cut our dependence on Russia Gas"

2021년 기준 EU 회원국이 사용하는 천연가스 중 37%는 러시아로부터 수입한다. 독일은 탈원전과 함께 재생에너지와 천연가스 사용 비중을 확대했는데, Nordstream II 사업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 수입 비중을 추가로 높일 계획이었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독일은 Nordstream II 사업을 중단했고, EU 회원국은 3월 REPowerEU를 통해 “cut our dependence on Russia Gas”를 발표하며, 러시아의 영향력을 줄일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전통적으로 중립국을 표방했던 스웨덴과 핀란드조차 NATO 가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참고로 스웨덴과 핀란드의 천연가스 중 러시아산 비중은 각각 70%, 94%이고, 대부분 NATO 국가들의 천연가스 중 러시아산 비중은 40%를 상회한다.

 

REPowerEU: Joint European action for more affordable secure and sustainable energy는 European Green Deal 하에서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이 이전보다 명백하고, 강력하게 추진될 것이라 언급했다. 또 2030년까지 천연가스를 포함한 러시아산 화석 연료의 의존도를 낮추겠다고 했다. 지난 4월 독일은 재생에너지법(Renewable Energy Source Act, EEG) 개정안을 통해 2030년까지 전체 전력량의 80%, 2035년까지 전체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프랑스, 영국은 원자력 발전 비중 확대를 계획 중이다. 영국은 원전 비중을 최소 25%까지 늘리고, 프랑스는 2050년까지 신규 원전 14기 이상 건설할 예정이다.

 

REPowerEU를 통해 발표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EU의 전략 방향 변화
REPowerEU를 통해 발표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EU의 전략 방향 변화

 

바이든 정부의 미국도 기존 정책 방향을 수정하며 유럽 지원 사격에 나설 전망

2021년 EU 회원국은 러시아로부터 1,550억m3규모의 천연가스를 수입했다. 그리고 EU 회원국은 2022년 3월 발표한 REPowerEU에서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2022년 말까지 전년의 3분의 2 수준인 1,000억m3로, 2030년까지 0m3로 줄일 계획이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취임 후 오바마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화석연료 축소, 재생에너지 확대를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은 천연가스 수급 이슈에 직면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에 올해까지 천연가스를 150억m3이상 추가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기존 바이든 대통령은 화석연료 확대를 주장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반대되는 친환경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변화한 세계 질서 속에서 유럽의 천연가스 수급 이슈를 잠재우기 위해 예상보다 공격적으로 천연가스 공급 확대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기존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변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
기존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변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

 

점점 강화되는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관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부분의 자유주의 진영 국가들은 러시아산 원자재의 수입을 축소하고 있지만, 중국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석유화공그룹(SINOPEC),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의 자회사 페트로차이나 등 중국 국영기업들은 러시아로부터 LNG를 10% 이상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중국과 러시아는2014년부터 중국 내 러시아산 천연가스 확대 공급 계획을 수립했다. 러시아는 중국에 천연가스를 2021년 165억m3 공급했고, 2025년까지 380억m3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2022년 2월 8일 러시아 국영기업 GAZPROM은 중국 국영기업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와 연간 100m3의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극동 가스관을 통해 중국으로 공급하는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러시아 'Win Win'을 위한 협력 관계

러시아는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과 EU 회원국을 포함한 자유진영 국가들의 경제제재를 받아 국가부도 위기에 직면했다. 주 수출품인 석유, 석탄, 천연가스등은 경제제재로 인해 정상적인 수출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러시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안들이 발표되고 있다. 또한 석유와 천연가스 시장내 미국의 영향력 확대는 러시아 중심의 국제 질서 수립에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제 질서가 급변하는 가운데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러시아를 지원하는 중국 기업, 중국 은행을 향한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제3자 제재) 위협을 당하고 있다. 이에중국과 러시아는 협력관계를 강화해 권위주의 독재 진영만의 세력을 구축해 서로에게 득이 될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하려 하고 있다.

 

자유주의 진영 국가들의 러시아 경제제재
자유주의 진영 국가들의 러시아 경제제재

 

러시아 경제제재에 미온적인 제3세계, 국제협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변수

다만, 러시아 경제제재에 자유진영 국가들이 전부 참여한 것은 아니다. 4월 21일 IMF 회의에서 러시아 재무장관 안톤 실루아노프가 화상연설을 시작하자 12개국장관, 4개 국제기구 수장들이 일시에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퇴장한 국가 중에는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 한국 등이 있었다. 반면, 對러시아 경제제재에 대해 미온적이던 스페인, 인도, 인도네시아, 스위스, 브라질, 나이지리아는 자리를 지켰다. 자유진영에 속해있지만 對러시아 경제제재에 미온적인 국가의 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되며 늘어나고 있다. 자국의 이해관계를 중시해 미국과 러시아사이에서 중간자적 입장을 취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는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 수립을 불편하게 하는 원인

미국과 중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속 러시아와의 관계를 이어가는 인도
미국과 중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속 러시아와의 관계를 이어가는 인도

 

그 중 인도는 대표적인 자유진영 국가이며 동시에 反중국 연합인 쿼드(Quad, 미국,일본, 호주, 인도) 가입국이자 미국의 동맹국이다. 그러나 이번 對러시아 경제제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지난 4월 러시아 규탄 결의안에 기권표를 던지고, 러시아산 원유까지 수입하고 있다. 이는 인도와 러시아 간 특수한 이해관계가 있으며 인도는 철저히 자국의 이해관계를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는 러시아로부터 다수의 군사장비를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미국의 입장만 대변할 수 없다. 러시아는 물론 중국도 견제해야 하는 미국 입장에서 인도의 미온적인 반응은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 수립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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