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케(Nike)는 그리스 신화 속 승리의 여신인데, 영어로 읽으면 나이키. 나이키를 신으면 승리의 여신이 당신 편이다! 어때?"
- 제프 존슨(나이키가 첫번째 채용한 직원)
나이키는 스포츠 의류, 신발 제조회사로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에서 상당히 높습니다. 인지도는 어느 정도일까요? 브랜드 컨설팅 그룹 인터브랜드에서 발간한 '2021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따르면, 나이키는 전체 순위 11위, 패션 1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나이키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는 마케팅과 제품 신뢰도에 기반합니다. 나이키 마케팅의 핵심은 최고의 스포츠 스타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또한 제품 경쟁력 유지를 위해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제품 출시에 있습니다.
1964년, 미국 육상팀 선수 필 나이트(Phil Knight)와 감독 빌 바우어만(Bill Bowerman)은 좋은 운동화를 만들기 위해 블루 리본 스포츠(Blue Ribbon Sports)를 설립합니다. 일본 오니츠카 타이거사(Onitsuka Tiger, 현재 아식스)의 운동화 수입판매로 시작했습니다. 그 후 유통 판매를 기반으로 운동화 제조에 직접 뛰어 들었습니다.
1972년 그들은 그리스 신화에서 승리의 여신인 니케(Nike)로부터 영감을 받아 회사명을 '나이키'로 변경했고, 니케 날개를 상징하는 스우시(Swoosh) 로고를 형상화해 지금의 나이키를 디자인했습니다. 이것이 나이키의 탄생입니다.
나이키는 마찰력이 강한 밑창을 개발했습니다. 그것은 와플 굽는 기계를 모방해 미끄럼 방지를 강화한 오돌토돌한 고무 스파이크였습니다. 나이키는 이 밑창을 '와플 솔(Waffle Sole, 밑창)'이라 명칭했습니다. 기존 운동화 밑창의 마찰력이 떨어지는 불편함을 개선하는 첫번째 진화였습니다. 이후 미국에 조깅 열풍과 함께 미끄럼이 덜한 *코르테즈(Cortez) 운동화는 나이키의 대표 제품으로 등장했습니다.
이후 1979년 미국 NASA(항공우주국) 출신의 나이키 개발자였던 프랭크 루디는 운동할 때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개선하기 위해 튜브 안에 공기를 주입했습니다. 이것은 '에어 쿠셔닝 기술(Air Cushioning Technology)'로 불려졌으며, 나이키 운동화의 두 번째 진화였습니다. 이후 히트 러닝화인 '테일윈드' 제품의 밑창으로 적용되었습니다.
에어쿠셔닝은 출시 초기 밑창 안쪽에 적용한 제품들이었으나, 기술 진화를 거듭하면서 나이키 운동화의 핵심 기술인 '에어 시스템'으로 확대되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히트 제품이 '에어 맥스(Air Max)' 시리즈입니다.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Max90, Max95, Max97 등이 해당 기술을 적용한 대표 제품입니다.
나이키의 광고 전략은 최고의 스포츠 선수를 광고 모델로 채택하는 것입니다. 소비자에게 '최고의 실력 = 나이키'라는 이미지를 줬습니다. 그 중 대표 광고모델이 '마이클 조던'과 '타이거 우즈'입니다.
1984년 나이키는 마이클 조던과 5년간 총 250만달러의 광고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리고 1985년 조던은 나이키가 만들어준 에어 조던1을 신고 NBA 신인왕 타이틀을 획득했고, 이에 농구화 판매도 급증했습니다.
다음으로 골프 황제로 칭송 받았던 타이거 우즈입니다. 그는 개인 일탈과 성적 부진으로 과거와 달리 광고 시장에서 퇴출 당했으나 나이키는 타이거 우즈를 변함없이 광고 모델로 채택했습니다. 결국 우즈는 2019년 메이저 대회인 PGA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나이키 응원에 보답했습니다. 광고 분석기관인 에이펙스 마케팅(Apex Marketing)에 따르면 당시 우즈의 우승으로 나이키는 당일 250억원 상당의 광고 효과를 얻었다고 분석했습니다.
1988년 나이키 TV 광고에 위 문장이 전파를 탔고, 나이키의 확고한 브랜드 슬로건으로 등장했습니다. 사실 나이키의 슬로건인 "JUST DO IT"은 사형 집행전의 어느 사형수가 남긴 마지막 말('Let's do it')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오히려 무언가를 "시작하자"는 사형수 말에 영감을 얻은 것입니다.
이는 나이키의 도전 정신을 소비자에게 확고히 전달시키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나이키는 확고한 브랜드 인지도와 마케팅을 기반으로 운동화에서 의류 영역까지 확장했고 단순한 신발 제조 기업이 아닌 종합 패션회사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되면서 오프라인 매장 줌심의 유통채널을 가지고 있는 나이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2016년 이후 나이키는 2년 정도 매출 성장률 둔화와 20% 이상의 주가 하락세(2016년 03월 65달러 → 2016년 11월 49달러)를 경험했습니다. 이 때 나이키의 도전 정신이 다시 한번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나이키는 유통채널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직접판매채널(DTC) 전략을 구축했습니다. 이 전략을 통해 나이키는 불필요한 유통 과정을 생략하고 마진 개선, 소비자 데이터 확보가 가능해졌습니다.
한편, 유통 점포 전략에도 변화가 생겼는데 2017년 뉴욕과 런던, 상하이 등 세계 12개 거점 도시에 초대형 직영점을 출점하며 현지 업체 의존도를 낮추기 시작했고, 2019년에는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 납품 중단까지 선언했습니다. 무모하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모험과 같았던 유통 구조 혁신을 통해 DTC 매출 비중이 2018년 29%에서 2021년에 37%까지 확대되었고, 최근까지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2위 아디다스와의 신발 매출 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졌습니다.
나이키는 2020년 디지털/온라인 전문 CEO인 존 도나호를 영입했습니다. 스포츠 제조 및 유통회사에서 온라인 상거래, 전자결제 및 클라우드 전문가 영입은 예상 밖 결과였습니다. 그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서비스나우 CEO를 했었고, 현재 페이팔(모바일 결제 회사) 의사회 의장입니다. 존 도나호의 영입을 통해 나이키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유통 혁신의 성공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나이키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미래 비전을 진행하고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M&A 전략을 적극적으로 진행중입니다. 2018년 조디악(ZODIAC, 소비자 데이터 분석 기업), 인버텍스(컴퓨터 비전 전문업체), 2019년 셀렉트(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수요예측 및 재고관리 전문업체) 인수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 제공과 재고관리 강화, 디지털 시대의 소비자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했습니다.
디지털 기업에 대한 M&A와 함께 디지털 판매 비중 확대하는 오프라인 유통 파트너를 축소시켰습니다. 그렇다고 오프라인 유통을 무조건 축소하는 것은 아닙니다. 소비자들이 나이키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은 유지하면서 고객 충성도는 강화시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풋락커(신발 멀치샵)와 유통 파트너 유지입니다. 나이키는 풋락커와 파트너를 유지하면서 경험 마케팅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풋락커 내 나이키 매출 비중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 풋락커: 한 공간에 다양한 브랜드 신발을 판매하는 매장
부모 세대의 재산과 높은 구매력을 바탕으로 MZ 세대가 소비의 주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들은 디지털에 익숙하고, 브랜드와 경험을 중요시합니다. 나이키는 디지털 전략, 마케팅 성공을 기반으로 MZ세대에게 압도적인 선호도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Piper Sandler)가 조사한 미국 10대들 성향을 보면, 나이키가 의류와 신발 브랜드 선호 1위를 기록했습니다. 스포츠 산업 내에서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승리의 여신 니케는 나이키를 향해 웃을 것이라 보여집니다.